
시간을 덧입힌 집: 7년의 기억과 성능을 더한 증축 프로젝트
(주)필로티스건축사사무소 PILOTIS ARCHITECTS
- 건축 용도
- 단독주택 Single Family House
- 주요 구조
- 경량목구조 Light Weight Wood Frame
- 위치
- 유성구 Yuseong-gu
에디터. 김태진 글 & 자료. 필로티스 건축사사무소 PILOTIS Architects
건축주 부부는 이미 7년 동안 직접 지은 집에서 살아온 ‘베테랑 주택 살이 가족’이었다. 그들은 주택 생활에 대한 만족도는 높았지만 아이들이 자라면서 기존 공간의 한계를 점차 체감하게 되었다. 당초 계획은 새로운 부지에 주택을 신축하여 이사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새집 설계를 의뢰받아 구상을 마치고 공사에 들어가려던 참이었다. 그러나 피치 못할 사정으로 공사가 중단되며 프로젝트는 무기한 연기되었다. 시간이 흐른 뒤 건축주는 계획을 바꾸어 기존 집을 증축하는 방향을 제안했다. 대전 주택 증축 프로젝트는 그때 시작되었다.


증축은 신축보다 고려해야 할 사항이 훨씬 많다. 남길 부분과 철거할 부분, 새롭게 만들 부분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실제 철거를 진행하다 보면 예측과 다른 상황이 발생해 즉각적인 대응이 필요하기도 하다. 그래서 증축은 현장에 대한 신속한 판단과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는 먼저 기존 주택을 면밀히 조사했다. 지하는 콘크리트 구조지만 지상은 경량 목구조로 지어진 집이었다. 흔히 목조 주택이 증축에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실제 사례는 그리 많지 않다. 특히 수평 증축보다 수직 증축이 훨씬 까다롭다. 목조 구조의 특성상 구조적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기 때문이다.

건축주의 첫 번째 요구사항은 물리적인 공간 확장이었다. 우리는 방의 크기와 수를 늘리기 위해 증축·철거·보존 영역을 구분해 나갔다. 그러면서 기존 주택의 아쉬웠던 채광과 환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거실에서 다락까지 이어지는 오픈 공간을 도입했다. 집 깊숙한 곳까지 자연광이 스며들도록 계획한 것이다.

두 번째 요구사항은 기본에 충실한 건물이었다. 건축에서 기본은 구조·방수·단열이라 할 수 있다. 말은 쉽지만 건물을 지어본 사람이라면 이 기본을 흔들림 없이 지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안다. 특히 증축에서는 더욱 그렇다. 오랜 시간 집을 유지·관리해 온 건축주는 그 고단함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었다. 우리는 외관을 완전히 새로 만드는 대신 기존 재료와 형상을 최대한 유지하기로 했다. 이는 건축주의 삶이 담긴 외관을 존중하는 의미도 있지만, 단열과 방수의 연속성을 확보하고 이질적인 재료가 만날 때 발생하는 하자를 최소화하기 위함이었다.
마지막 요구사항은 이 집을 고쳐 짓는 궁극적인 목적이기도 했다. 바로 패시브하우스 수준의 성능을 갖춘 주택을 만드는 것이었다. 패시브하우스의 출발점은 기밀 성능이다. 증축이라는 한계 속에서 기존 건물의 기밀 확보는 필수적이었다. 다행히 기존 주택은 기밀 테스트에서 충분한 성능을 보여주었다.





우리는 기밀과 단열이라는 패시브하우스의 기본 위에 외부 차양과 복사 냉방 장치, 태양광 등 다양한 친환경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적용했다. 특히 복사 냉방 장치는 건축주가 처음부터 강하게 요청한 사양이었다. 외부 기온이나 공기 질과 관계없이 실내 온도와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해 주는 장치이다. 건축주는 관련 업체 미팅에 직접 참석할 만큼 열의를 보였다. 실제로 거주 후 가장 만족스러운 요소로 복사 냉방을 꼽을 만큼 결과도 훌륭했다. 초기 비용은 들지만 생활 만족도를 크게 높여주기에 주택을 계획하는 이들에게 충분히 추천할 만한 시스템이다.



증축 프로젝트에는 언제나 한계와 가능성이 공존한다. 기존 건물이 가진 뼈대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 위에 새로운 해석을 더하는 과정이 곧 증축이다. 대전 주택의 경우, 목조 구조가 수직·수평 확장을 견딜 수 있도록 구조적 안정성을 세심하게 검토했다. 그 논리적 기반 위에서 공간을 다시 조율했고 기존 공간과 새로운 증축 공간이 이질적으로 분리되지 않도록 계획했다.


가족은 이 집에서 지난 7년 동안 좋은 기억을 쌓아왔다. 이제 그 기억을 토대로 새롭게 완성된 공간에서 또 다른 시간들이 겹겹이 증축되어 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