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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대신 경험을 남기다… 티노 세갈 리움미술관 첫 개인전

작품 대신 경험을 남기다… 티노 세갈 리움미술관 첫 개인전
에디터. 석정화 자료. 리움미술관

 

리움미술관은 오는 3월 3일(화)부터 세계적인 현대미술가 ‘티노 세갈Tino Sehgal’이 국내 첫 개인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지난 25년간 비물질적 실천을 통해 현대미술의 지평을 확장해 온 작가의 작품 세계를 집약적으로 조망하는 자리로 리움미술관 전시장과 로비, 정원 등을 무대로 펼쳐진다.

 

그래픽디자이너 김영삼이 디자인한 티노 세갈 전시 포스터 <사진 제공 = 리움미술관>

 

티노 세갈Tino Sehgal은 ‘물질적 대상이 없는 예술이 어떻게 존재할 수 있는가’를 평생의 화두로 삼고 그 가능성을 증명해 온 작가이다. 1976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나 현재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 중이다. 경제학과 무용을 전공한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 티노 세갈은 물질적인 생산과 천연자원의 소비를 중심으로 하는 전통적인 예술 창작 방식에 도전한다.

인간의 신체, 언어, 그리고 사회적 상호작용만으로 구성된 그의 작품을 ‘구성된 상황(Constructed Situations)’이라 부른다. ‘해석자(Interpreters)’들에 의해 실현되는 작품들은 관람객이 그들과 직접 조우하고 참여하도록 유도한다. 전시는 사물이 아닌 삶의 경험에 기반한 티노 세갈만의 독특한 예술 언어를 마주하는 과정이다.

 

티노 세갈(가운데)은 자신의 작품이 눈과 귀로 직접 경험하고 현재의 기억을 우선하도록 촬영 금지를 원칙으로 삼는다고 밝혔다. ©BRIQUE Magazine

 

이번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은 리움미술관의 건축적 공간과 소장품이 티노 세갈의 구성된 상황과 교감하면서 새로운 관계성을 형성한다는 점이다. 작가의 철학에 따라 이번 전시에는 도록, 레이블, 월텍스트, 홍보용 사진 및 영상 촬영이 일절 제공되지 않는다. 오로지 관객의 기억만이 작품의 영속성을 가지는 유일한 수단이 된다.

장누벨Jean Nouvel이 설계한 현대미술 전시장에서 펼쳐지는 그의 구성된 상황은 관객이 그 일부가 되는 경험을 하도록 한다. 또한 미술관 입구부터 정원에 이르기까지 총 8점의 구성된 상황이 소개된다. 그 중 사운드를 기반으로 하는 3점은 공개 일정에 따라 순차적으로 관객과 만나게 된다.

 

펠릭스 곤잘레스-토레스의 비즈 커튼은 공간을 끊임없이 변화시키는 매개체가 되어 관객은 비즈 사이를 지나 해석자들을 마주하며 ‘구성된 상황’ 속에 빠져든다. <사진 제공 = 리움미술관>

 

전시장 입구에서는 ‘This is so contemporary’(2004)가 경쾌한 노래와 춤으로 관객을 맞는다. 해석자들이 반복적인 문장과 움직임으로 상황을 만들어내는 이 작품은 현대미술에 대한 풍자처럼 보이기도 하고, 작가 자신의 작업을 드러내는 제스처처럼 읽히기도 한다. 세갈은 이를 ‘다양한 해석이 열려 있는 상태 자체가 예술의 아름다움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리움미술관이 소장한 ‘오귀스트 로댕Auguste Rodin’의 조각 작품들이 어우러진 공간에서는 세갈의 대표작 중 하나인 ‘키스Kiss’(2002)를 선보인다. 고전적인 청동상과 살아있는 조각인 인간 실재의 생명력이 이루는 대비를 극대화한다.

 

티노 세갈이 큐레이팅한 리움미술관 소장품 <사진 제공 = 리움미술관>

 

M2 1층에서는 작가의 초기작 중 하나인 ‘무언가 당신 코 앞에 나타나게 놔두는 대신 춤추는 브루스와 댄 그리고 다른 것들’(2000)이 리움 소장 조각들과 함께 전시된다. 권오상의 사실적인 작품 옆에 놓인 조각 같은 인체는 전시장 전반에 전개되는 조각군群의 시작점이 된다.

이어지는 알베르토 자코메티Alberto Giacometti와 안토니 곰리Antony Gormley의 조각, 강서경의 의인화된 작품, 솔 르윗Sol LeWitt의 미니멀한 구조물에 이른다. 티노 세갈은 리움 소장품 중 조각작품 26점을 엄선하여 구상에서 추상으로 서서히 변화하는 흐름을 구성했다.

 

©BRIQUE Magazine

 

김성원 리움미술관 부관장은 “예기치 못한 상황 속에서 관객이 순간적으로 반응하는 지점에는 정답이 없다. 참여자가 스스로 질문하게 만드는 것이 티노 세갈 작업의 특징”이라고 전했다. 이어 “해석자들은 정해진 동작을 외워 수행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매번 다른 장면이 펼쳐진다. 눈과 귀에 집중하며 경험하는 전시가 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전시는 오는 6월 28일까지. 티노 세갈과 전시를 기획한 리움미술관 김성원 부관장의 토크는 3월 3일 (화)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다.


전시명.
티노 세갈

기간.
2026년 3월 3일(화) ~ 6월 28일(일)

장소.
리움미술관 M2, 로비, 정원

관람료.
16,000원

기획.
김성원, 구경화, 김솔, 크리스 쉐러Chris Scherer, 조화연

예약 홈페이지.
https://ticket.leeum.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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