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 집을 허무는 두꺼비의 노래…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귀국展’이 던지는 질문

에디터. 김태진 자료. 아르코미술관
제19회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 한국관 귀국展 ‘두껍아 두껍아: 집의 시간’이 2월 6일(금)부터 4월 5일(일)까지 서울 아르코미술관에서 열린다. 지난해 베니스 자르디니에서 선보였던 전시의 흐름을 서울로 옮겨와 다시 한번 대중에게 공개하는 자리다.

전시의 중심축인 ‘두껍아 두껍아’는 전래동요 속 흙놀이에서 가져온 은유다. 모래를 쌓고 굴을 파며 부르는 이 노래는 집을 짓고 허무는 행위를 반복하는 원초적인 놀이의 형태를 띤다. 전시의 화자인 ‘두꺼비’는 나무와 땅, 하늘 등 자르디니 공원이 품어온 시간들을 관객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번 전시는 건축물을 완공된 결과물로만 보지 않는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화하고 결국 해체되는 과정에 주목한다. 전시 제목에 담긴 ‘집의 시간’은 건물이 지어진 이후 낡아가고 돌봄을 받는 일련의 생애주기를 의미한다.



귀국전의 핵심은 베니스 한국관이라는 장소 특정적 전시를 서울 아르코미술관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맞춰 재구성한 지점에 있다. 1995년 건립된 한국관의 30년 역사를 기록한 아카이브와 함께 네 팀의 참여 작가가 각자의 시각으로 해석한 ‘집의 시간’을 선보인다.
이다미, 양예나, 박희찬, 김현종 작가는 베니스 자르디니 공원의 수목과 토양, 공기 등 물리적 환경에 반응했던 작업들을 서울의 전시장 맥락에 맞춰 다시 배치했다. 인간뿐만 아니라 공간을 거쳐 간 생명체와 식물들의 시선을 담아낸다. 건축이 주변 환경과 맺는 관계를 덤덤하게 추적한다.


이번 전시는 건물을 짓는 행위만큼이나 수명이 다한 부재를 다루는 ‘해체(Unbuilding)’의 관점을 제안한다. 이는 특별한 이론이라기보다 이미 존재하는 건축물을 어떻게 유지하고 기록하며 보낼 것인가에 대한 실무적이고 태도적인 고민에 가깝다.
모래집을 허물고 다시 짓기를 반복하던 아이들의 손놀림 속에 미래 건축의 해답이 있다. 이번 전시는 그 천진난만한 해체의 지혜를 빌려 30년 된 한국관의 살결을 훑고자 한다.
전시명.
제19회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 한국관 귀국전 ‘두껍아 두껍아: 집의 시간’
기간.
2026년 2월 6일(금) ~ 4월 5일(일)
장소.
아르코미술관 제1, 2전시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