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이 시작된 자리, 남겨진 태도와 견고한 실천 ‘2025 젊은건축가상’ 특별판 발행

에디터. 김태진 자료. 제대로랩
제대로랩이 ‘2025 젊은건축가상’ 특별판을 출간했다. 이 책은 2008년부터 한국의 창의적인 건축가를 발굴해 온 ‘젊은건축가상’의 2025년도 수상 기념 도록이다. 올해의 주인공은 김선형(김선형 건축연구소 (Frameworks)), 이창규·강정윤(에이루트 건축사사무소), 정이삭·홍진표(에이코랩) 세 팀이다.

이번 도록은 정부 예산이 전액 삭감된 위기 속에서 텀블벅 펀딩을 통해 어렵게 세상에 나왔다. 2026년도 정부 예산 심의 과정에서 관련 예산 약 1억 원이 사라졌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포상 제도의 운영 효율화와 재정 긴축을 삭감 근거로 내세웠다. 후보자의 서류 제출 과정에서 불거진 공정성 문제 등도 예산 중단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건축계는 정부의 결정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주관 단체인 새건축사협의회는 이 상이 신진 건축가의 창의성을 검증하는 유일한 공적 통로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예산 삭감이 세대교체 지연과 건축 문화의 다양성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 우려한다. 국회에서도 예산 증액 의견이 제기되었으나 정치적 혼란 속에 무산되며 최종적으로 지원이 끊겼다.


책은 링제본이라는 파격적인 형식을 통해 이러한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한다.
김선형은 ‘사물의 삶과 질서’를 주제로 재료와 구조가 맺는 물리적 관계에 주목한다. 타호 캐빈과 포레스트 에지 등의 작업은 건축이 만들어지는 과정 그 자체를 설계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이창규와 강정윤은 ‘감각의 언어들’을 이야기한다. 이들은 제주라는 풍토 속에서 고요함과 무덤덤함 같은 일상의 형용사를 건축적 언어로 번역한다. 베케와 청수 목월재 등에서 이들이 추구하는 정교하고 따뜻한 관계 설정을 확인할 수 있다.


정이삭과 홍진표는 ‘놓친 틈을 만지다’를 통해 도시의 소외된 지점을 파고든다. 이들은 한국 건축의 현장을 ‘싱크홀’에 비유하며 버려진 형상 속에 담긴 가치를 복원하려 노력한다. 이들은 건축을 사람과 기술, 제도의 층위가 교차하는 사회적 사유로 정의한다.
책의 물성은 메시지를 극대화한다. 녹색 스프링은 유연하면서도 내용을 적나라하게 펼쳐 보여주며 건축가들의 거침없는 자기 고백을 돕는다. 각 섹션은 수상자의 개성에 맞춰 서로 다른 용지와 서체를 사용했다. 제대로랩의 고집스러운 기획은 중단된 지원 속에서도 기록의 가치를 증명해냈다. 이 기록은 젊은 건축가들의 현재를 기록하는 동시에 앞으로의 실천을 묻는 중요한 좌표가 될 것이다.


도서명.
2025 젊은건축가상
발행처.
제대로랩
저자.
김선형, 이창규·강정윤, 정이삭·홍진표
판형 및 분량.
링제본 특별판 (254쪽)
정가.
2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