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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의 재발견, 예술과 기술이 만난 문화도시

영등포의 재발견, 예술과 기술이 만난 문화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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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사진. 김태진

 

예술이 머무는 도시의 변화

도시의 시각에서 보자면, 예술가가 머물다 간 자리는 대게 아름답게 남아 꼭 들러야 하는 관광지가 되거나, 때로는 ‘핫 플레이스’가 되어 한동안 사람들의 발길을 모은다. 을지로가 예술가를 받아들여 새로운 색깔을 갖게 된 것이 대표적 사례 중 하나이다. ‘예술가가 머무른 지역 = 찾아오고 싶은 도시’라는 효과는 무조건 성립되는 공식은 아니지만, 적어도 예술가들이 가진 남다른 사고방식과 문제 해결에 대한 접근법, 나아가 그들의 미감이 만들어내는 도시 풍경은 적어도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듯하다.

2000년대 중반부터 전개된 홍대와 신촌의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인해, 예술가들은 양화대교 건너 영등포구 문래동을 주목하기 시작한다. 문래동은 오래전부터 금속 제조업이 몰린 공장지대로, 예술가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더불어 저렴한 임대료 덕분에 그들은 정착할 수 있었고, 이는 오늘날의 문래 창작촌이 자발적으로 형성된 계기다.

최근 영등포구는 지역에 뿌리내린 예술과 기술을 공공재 성격의 문화 예술의 자원으로 가꾸기 위해 의미 있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영등포구청과 영등포문화재단이 주최한 ‘예술기술도시 Time and Narrative 시간과 이야기’는 문화도시 사업 프로젝트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다. 기술과 예술이 융합된 창작물들이 영등포라는 장소를 주제로 펼쳐지는 특별한 전시와 공연, 그리고 담론의 현장을 따라가 보았다.

 

영등포문화재단이 문화도시 사업의 일환으로 영등포 농협 농특산물 판매장을 임대해 전시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BRIQUE Magazine
‘2024 예술기술도시’는 창고형 판매장이라는 독특한 공간 아래 펼쳐진다. ©BRIQUE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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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예술기술도시

영등포구와 영등포문화재단이 문화도시 사업의 일환으로 영등포 농협 농특산물 판매장을 임대해 전시장으로 활용한다. 유휴 공간을 카페로 활용하는 시도는 곳곳에서 지속되었으나, 지역 문화 예술에 기반한 전시장으로 활용된 사례는 드문 사례이다.

이곳에서는 하나로마트 매장 문을 열고 생활세계의 한복판인 마트에 들어서는 것이 아닌, 예술과 기술이 접목된 가상 세계로의 진입이 이루어진다.

 

전시 1관 입구. 옛 하나로마트 매장입구의 간판이 보인다. ©BRIQUE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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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에는 18인의 예술가가 참여하여 영등포의 장소성을 탐구하고, 이를 융복합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형태의 예술로 선보인다. 참여 작가들은 문래동, 여의도, 선유도, 영등포시장, 당산 등 영등포의 다양한 장소를 탐색하며 도시와 자연, 기후와 생태, 그리고 기술 환경에 대한 성찰을 작업에 담았다. 이번 행사의 주제는 포스트휴먼, 공생적 생태계, AI 존재론 등으로, 도시를 둘러싼 다양한 담론을 예술적 관점에서 재해석하는 시도이다.

기술 매체를 활용한 작업들이 특히 주목할 만하다. AI(인공지능),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등 최신 기술이 예술적 창작과 결합되었으며, 오디오-비주얼 퍼포먼스, 사운드, 인터랙티브 미디어 등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되었다. 이들 작업은 영등포의 장소성과 지역성을 보다 입체적이고 인문적으로 조명하며, 방문자들에게 특별한 감각적 체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전시1관. 전시장의 가장 큰 공간으로 곳곳에 창고로 사용된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BRIQUE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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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기간 동안 참여 작가들은 시민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관객들과 소통한다. ‘프레임워크’라는 AI 개념화 퍼포먼스나, 영등포의 환경데이터를 기반으로 연주하는 ‘카라반 신스’, 소리에 귀 기울이는 ‘우주 콘서트’와 같은 다채로운 공연과 워크숍이 준비되어 있다. 모든 프로그램은 사전 예약과 현장 접수로 참여가 가능하다.

전시 연계 포럼과 아티스트 토크에서는 비가시적(非可視的) 세계와의 조우, 기술 너머의 미디어아트, 커먼즈로서의 예술 등 주제를 다루며, 영등포의 문화적 정체성을 다시금 정의하고, 미래의 방향성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또한 시민 예술가들이 창작한 결과물 전시인 ‘우린 이것을 요술이라 부르기로 했다’도 문래동 술술갤러리에서 진행된다.

 

오픈 행사에서 만난 김지훈 영등포문화재단 문화도시센터장은 “영등포처럼 기술과 예술이 결합된 공간이 산업 지역 발전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잡는다면, 그 지역의 삶의 질이 향상될 뿐 아니라 자부심을 갖게 되는 명소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서울의 문화적 다양성과 독창성을 더하고, 미래 도시 개발의 방향성에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축산물 판매장이 있던 공간을 그대로 활용한 전시2관. ©BRIQUE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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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는 최근 문래동을 중심으로 예술과 창조적 에너지가 결합된 지역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문래동의 금속공장이 밀집된 산업 지구에 예술가들의 작업 공간을 조성함으로써 서울에서도 드물게 예술을 중심에 둔 지역발전 사례로 주목받고 있는 것. 문래동은 젊은 예술가들과 기술 혁신이 융합된 독특한 공간을 형성하며, 이들이 만들어가는 다양한 작품과 퍼포먼스는 서울 시민들에게 창의적이고 활기 넘치는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이와 같은 예술 중심의 접근 방식은 단순한 지역 개발을 넘어 예술과 첨단 기술이 융합된 문화도시를 만드는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행사명.
예술기술도시 ‘Time and Narrative 시간과 이야기’

장소.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경인로 719 일대

일자.
2024년 10월 24일 (목) ~ 11월 4일 (월)

시간.
12:00~20:00 (휴일 없이 운영)

참여예술인.
1관: 김동현, 소수빈, L.A.B(유장우, 장영원, 한솔), 김신일, 박근호(참새), 이지연, 최종운, 크사베리 컴퓨터리(PL, Ksawery Komputery)
2관: 강현아, 김재익, 비홉, Attendant(이은정, 조혜정), 이진, 진향기, 초현실미디어, 팀3342(김영비, 신보경, 김다경, 최한슬)
3관: 네비게이터(손세희, 김정은, 이수진), 티슈오피스
(총 18인팀)

큐레이터팀.
최윤정(총괄큐레이터), 김세연(큐레이터)

주관주최.
영등포구, 영등포문화재단, 문화도시 영등포

후원.
영등포 농협

인스타그램.
@cultural_city_ydp

문의.
02-2634-2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