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에 서울을 묻다
에디터. 정지연 자료. 서울시, 서울시 유튜브 seoullive
서울의 도시 품격과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하는 ‘서울총괄건축가 파트너스 포럼’이 지난 3월 21일(금) 서울시청에서 열렸다.
‘서울총괄건축가 파트너스’는 서울시가 도시공간과 건축정책의 고도화를 위해 도시, 건축, 디자인, 지속가능성, 조경 등의 국내외 전문가 10인으로 구성한 자문기구다. 이들은 서울의 도시건축 혁신을 위한 주요 이슈를 논의하고, 서울의 중장기적 발전 방향과 청사진을 제시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이번 포럼은 그들이 서울시민과 만나는 첫 대외 활동이었다.

서울이 묻고, 세계가 답하다
100년 후 서울의 도시공간 비전을 모색하기 위해 ‘서울이 묻고, 세계가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된 이번 포럼에는 총괄건축가 파트너스로 선임된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10명 중 8명은 현장에, 나머지 2명은 온라인으로 각각 참석해 발제와 토론을 맡았다.
강병근 서울시 총괄건축가가 먼저 ‘서울의 질문: 100년 미래를 위한 비전’이라는 기조 발제를 통해 질문을 던지고, 해외 파트너인 △도미니크 페로(프랑스) △벤 반 베르켈(네덜란드) △위르겐 마이어(독일) △토마스 헤더윅(영국, 영상 참석) △제임스 코너(미국, 영상 참석)가 ‘세계의 답변: 지속가능한 미래도시 방향’을 주제로 각자 의 답변을 발표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강병근 총괄건축가는 “현대도시는 관계망에 기반한 초연결성으로 작동한다”면서 “자연과 도시가 조화를 이루고, 공간은 관계를 촉진하도록 만들어져야 하는데 100년 후 서울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하나”고 물었다.
이에 건축 분야 파트너인 도미니크 페로는 ‘재생’을 키워드로 “성공적인 도시재생은 과거의 유산을 지우는 것이 아니라 도시 발전의 원천으로 삼아야한다”면서 “공공 공간의 활성화, 건축적 개입을 통한 자연 경관의 회복, 고층빌딩과 지역사회 간의 관계망 재구축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는 ‘이화여대 ECC’를 소개하며, 지하 공간을 어둡고 폐쇄적인 주차장만으로 두지 않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외부 자연과 연결해 활용도 높은 아름다운 커뮤니티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재생 사례로 설명했다.

수직 도시, 자연과의 연결
도시 분야 파트너인 벤 반 베르켈은 ‘5분 생활권’에 대해 제안했다. 도시를 기능적으로 구획을 나누면서 이동에 많은 시간과 자원을 낭비하는 대신, 고층 빌딩에 기능을 집적하고 녹지층을 확보하는 한편,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방안에 대해 아이디어를 펼쳤다.
지속가능성 분야 파트너인 위르겐 마이어는 서울이 혁신적인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수직 숲 조성과 탄소 포집 기술을 활용한 생태 회복 전략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전통 문화를 현대 건축과 유기적으로 융합하는 방안을 소개했다.
조경 분야 파트너인 제임스 코너는 뉴욕의 ‘하이라인 파크’를 소개하며 도시재생의 관건은 생태적 도시 환경을 구축하는 데 있음을 강조했고, 디자인 분야 파트너인 토마스 헤더윅은 도시 디자인에 ‘감성’을 입혀 시민들과 ‘교감’을 촉진해야한다고 제안했다.

100년 후 서울
이어 진행된 종합토론에서는 강병근 서울시 총괄건축가를 좌장으로 참석한 해외 파트너 이외에 △구자훈(한양대학교 교수, 도시 분야) △최문규(연세대학교 교수, 건축 분야) △맹필수(서울대학교 교수, 건축 분야) △존홍(서울대학교 교수, 지속가능성 분야) △오웅성(홍익대학교 교수, 조경 분야)가 함께해 발제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참석자들은 해외 건축가들의 답변에 대한 추가 질문과 함께 각자가 맡은 분야에 대한 다양한 의견 제시가 이뤄졌다. ‘100년의 미래를 위해서는 마을 커뮤니티 회복이 먼저다’, ‘한옥이 옛 주거 형태 모두를 대변할 수는 없으니 정책 중심을 다시 선정하자’ 등의 여러 의견들이 제시됐다.
도시분야 국내 파트너인 구자훈 한양대 교수는 “100년 후 미래 도시를 구성할 첫 걸음을 뗀 것 같다”면서 “근대 도시의 근간을 이뤘던 ‘아테네 헌장’처럼 오늘 이 포럼이 ‘서울 헌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에 먼저 물어야
이날 현장에는 사전 신청을 통해 초대된 400여 명의 시민들이 참석했고, 유튜브 생중계에도 많은 시청자들이 접속해 댓글로 다양한 의견을 남겼다.
당일 행사가 3시간이 넘게 진행됐지만 파트너들의 토론 시간이 부족했고, 해외 파트너들의 발언이 거의 없었음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 또한 시민들의 의견 수렴이나 발언 기회에 대한 수용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젊은 건축가들 사이에서 포럼 기획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서울의 도시 환경과 건축에 대한 깊은 고찰과 문제 인식이 없는 상황에서 해외 스타 건축가들이 제대로 된 답변을 할 수 있겠냐는 게 그 골자다.
참석한 한 건축가는 “서울이 묻고, 세계가 답할 것이 아니라 서울이 서울에서 살아가는 서울시민에게, 서울을 사랑하는 전문가들에게 먼저 물어야했다”면서 “구태의연한 담론이 반복된 보여주기식 행사”라고 지적했다.
이날 행사를 준비한 임창수 서울시 미래공간기획관은 “100년 후 서울은 자연, 기술, 사람이 어우러진 포용력 있는 스마트 도시가 될 것”이라며 “파트너들과 함께 종합적인 협력체계를 구축, 서울 도시건축의 혁신성과 경쟁력을 글로벌 TOP5 수준으로 올려놓겠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