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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소리로 표현하는 윈드차임을 닮은 ‘오디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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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태진 자료. 오디움 Audeum Audio Museum

 

윈드차임을 닮은 외관

클래식이나 재즈, 현대음악에 이르기까지 폭 넓게 사용되는 ‘윈드차임Wind chime’이라는 악기가 있다. 크고 작은 쇠 막대가 부딪히며 영롱한 소리를 내는 덕분에 윈드차임은 혜성이 떨어진다거나 신비로운 마법이 펼쳐지는 장면의 효과음에서 자주 등장한다.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보았을 소리로 판타지 영화의 OST나 서정적인 교향곡에 자주 사용되는데, 언젠가 귀 기울여 듣는다면 은은하게 들려오는 윈드차임의 소리를 구분해낼 수 있을 것이다.

윈드차임은 원형의 쇠 막대가 연이어 매달려 있는 형태로, 공명을 일으켜 소리가 증폭되고 동시에 깊은 소리를 낼 수 있도록 속이 비어 있다. 겉보기에는 묵직해 보이지만, 비움의 반전을 통해 소리를 낸다. 연주는 쇠 막대가 매우 가볍기 때문에 손으로 쓸어내리기만 하면 되는데, 이는 바람에도 흔들릴 정도여서 인테리어용으로 창문이나 문 앞에 걸어 두기도 한다. 절의 처마 끝에 달린 풍경도 일종의 윈드차임이라고 볼 수 있다. 윈드차임은 알고 보면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친숙한 악기이다.

 

©Audeum Audio Museum, All Rights Reserved. Photography : Namsun Lee
클래식 윈드차임 ©Yamaha

 

지난 5일 서울 서초구에서 개관한 ‘오디움audeum’은 우리나라 최초의 오디오 전문 박물관으로 구마 겐고가 설계를 맡아 개관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다.

오디움은 크고 작은 2만 개의 알루미늄 파이프로 건물을 감싸 외관을 완성했다. 소리를 내지는 않지만 바람에 흩날리는 알루미늄 파이프의 모습이 윈드차임을 닮았다. 알루미늄 파이프는 유리보다 반사율이 적어 시각적인 소음도 적고 고요한 느낌을 준다. 알루미늄 파이프는 윈드차임과 같이 속이 비어 있어, 겉보기에 묵직하지만 다가서서 보면 가볍고 청량한 느낌을 준다.

오디움의 알루미늄 파이프 외관처럼 불규칙한 패턴은 구마 겐고가 설계한 교토의 호텔 ‘신푸칸ShinPuhKan’이나 프랑스의 ‘알버트 칸 박물관Albert Kahn Museum’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그만의 디자인적 특징을 보여준다. 이는 평소 ‘약한 건축’, ‘자연스러운 건축’을 추구하며, 건축이 거대한 자연 시스템 속에 존재하는 하나의 물질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는 그의 철학을 반영한 듯 보인다. 자연에는 규칙적인 패턴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다만 패턴이 없는 자연의 비정형성을 단순히 직관적인 형태로 표현한 것은 아닐지 추측했는데, 이는 건축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미학이라는 틀로 양식화된 건축적 논리를 비판하던 그의 주장에 정면으로 부딪치는 것 같아 다소 의문스러웠다. 오늘(6월 11일) 기준으로 구마 겐고 건축사사무소(Kengo Kuma and Associates) 홈페이지에는 오디움 프로젝트가 소개되지 않았지만, 그가 오디움을 어떻게 설명할지 관심을 갖고 기다려볼 생각이다.

 

©BRIQUE Magazine
©BRIQUE Magazine

 

오디움에 담긴 콘텐츠

오디움에서는 KCC 정몽진 회장이 40여년 간 수집한 빈티지 오디오 컬렉션을 청음할 수 있다. 19세기 최고의 기술로 제작된 축음기와 뮤직박스, 스피커와 앰프 등 오디오 박물관에 걸맞는 라인업이 준비돼 있다.

내부 전시실은 오디오 청음에 알맞게 층고를 9m가량 높이 설계하고, 소리의 공명을 막기 위해 각종 흡음재와 음향판을 설치하고 목재 벽에 단차를 두었다.

전시는 자유 관람이 아닌 예약제 도슨트 투어로 1시간 가량 담당자가 인솔하며 오디오의 역사를 설명하고 청음을 돕는다. 들려주는 음악은 클래식과 가요였는데, 큐레이터의 취향이 엿보이는 선곡이었다.

필자가 방문했던 날은 수잔 그레이엄Susan Graham의 ‘A chloris(클로리스에게)’를 재생해 주었는데, 빈티지 스피커에 어울리는 소프라노 음악이었다. 대중 가요인 알리의 ‘365일’과 백지영 ‘무시로’도 들어볼 수 있었는데, 19세기 빈티지 스피커로 21세기 대중 가요를 들어볼 수 있는 귀한 경험 앞에 오디움 방문의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Audeum Audio Museum, All Rights Reserved. Photography : Namsun Lee

 

입지조건에 대한 아쉬움

오디움이 위치한 곳은 서울 서초구 헌릉로였는데, 다소 접근성이 떨어졌다. 신분당선 양재시민의숲역에서 2.5km 가량 떨어져 있어, 추가적으로 대중 교통을 한 차례 더 탑승해야하는 불편함이 있다. 또한 오디움 근처에는 별다른 편의시설이나 즐길 거리가 없어 양재천 카페거리나 강남역 일대로 나와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안해 방문 일정을 짤 것을 추천한다. 관람료는 없으나 예약을 해야 관람이 가능하다. 개관하는 요일은 목, 금, 토 주당 3일인 점도 고려해야한다.

 

©BRIQUE Magazine

 

 


공간명.
오디움 Audeum

위치.
서울특별시 서초구 헌릉로8길 6

운영 시간.
목, 금, 토 오전 10시 ~ 오후 6시 (입장 마감 오후 4시30분)
일~수 휴관

인스타그램.
@audeummuseum

예약.
https://audeum.org/home